NASA18 NASA 루시 탐사선 (플라이바이, 트로얀 소행성, 공학적 한계) 솔직히 저는 대학원 시절까지만 해도 지상 관측으로도 충분히 소행성의 성분을 분류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NASA의 루시(Lucy) 탐사선이 2025년 4월, 소행성 도널드조한슨(Donaldjohanson)을 약 960km 거리에서 스쳐 지나가며 보내온 이미지들을 보고 그 믿음이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12년 동안 11개의 소행성을 훑는 이 미션은, 인류가 태양계 형성의 '화석'을 직접 해부하는 첫 번째 시도입니다.지상 관측의 한계, 그리고 플라이바이가 바꾼 것일반적으로 지상 망원경으로도 소행성의 성분 분석이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건 상당히 과장된 이야기입니다. 저는 학부와 대학원 시절, 행성역학 및 소행성 궤도 분광학 연구실에서 목성 트로얀(Jupiter Trojan) 소행성군.. 2026. 5. 25. 드래곤플라이 (타이탄 비행, 전생물학, 로터크래프트) 대학원 시절 저는 질소 가스로 모사한 고밀도 대기 환경 안에서 축소형 로터 블레이드의 공력 특성을 시뮬레이션하는 연구를 했습니다. 그때 계산기를 두드리며 막연히 상상했던 천체가 바로 타이탄이었습니다. 그 타이탄을 실제 로터크래프트가 날아다니는 시대가 2034년에 열립니다. NASA의 드래곤플라이 미션이 그 주인공입니다.타이탄 비행이 왜 가능한가 — 지구보다 훨씬 유리한 물리 조건화성 헬리콥터 인제뉴어티(Ingenuity)의 비행 영상을 보면서 감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그 미션은 공학적으로 극한의 싸움이었습니다. 화성의 대기 밀도는 지구의 1% 미만에 불과해, 로터가 분당 2,500회 이상 회전해도 겨우 떠오르는 수준이었으니까요.타이탄은 그 반대입니다. 대기 밀도는 지구의 약 4배이고, 표.. 2026. 5. 24. 보이저 탐사선 (헬리오스피어, 레거시 위기, 성간 데이터) 대학원에서 고에너지 우주선(Cosmic Ray) 데이터를 다루던 시절, 저도 처음엔 보이저 1호가 보내오는 신호가 이 정도로 미약할 줄은 몰랐습니다. 지구에서 240억 킬로미터 넘게 떨어진 곳에서 초당 수십 비트 수준의 데이터를 쥐어짜 보내는 탐사선 하나가, 지금도 성간우주에서 관측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보이저 1·2호가 가진 의미와, 우리가 아직 제대로 짚지 못한 진짜 위기를 함께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헬리오스피어 너머, 인류 최초의 성간 측정보이저 1호는 2012년, 보이저 2호는 2018년에 각각 헬리오스피어(Heliosphere)를 벗어났습니다. 헬리오스피어란 태양풍과 태양 자기장이 만들어내는 거대한 보호막으로, 쉽게 말해 태양이 우주 공간에 불어넣는 입자와 에너지가 닿는 영역의 경계입니다. 이 .. 2026. 5. 24. 프시케 탐사선 (화성 중력 도움, 소행성 핵, 행성 분화) 대학원 실험실에서 철질 운석 단면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던 그 순간까지만 해도, 인류가 살아있는 동안 행성의 핵을 직접 관측할 수 있으리라고는 진지하게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2026년 5월 15일, NASA의 프시케(Psyche) 탐사선이 화성 근접 비행을 통한 중력 도움(Gravity Assist) 기동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는 궤도 데이터를 확인했을 때, 그 체념이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2029년 메인 소행성대 도달을 앞둔 이 임무가 왜 행성 과학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지, 그리고 왜 마냥 들뜨기만 해서는 안 되는지 제 경험을 바탕으로 짚어보겠습니다.화성 중력 도움과 '노출된 핵' 가설, 제가 현미경으로 체감한 것들중력 도움(Gravity Assist)이란 행성의 중력을 이용해 탐사선의 속도와 방향을 바.. 2026. 5. 21. NASA 우주 원자력 전지 (RTG, 변환효율, 심우주탐사) 스마트폰 배터리가 1년 만에 80%로 떨어져 충전기를 하루에도 두 번씩 찾게 되던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47년 동안 한 번도 충전하지 않은 우주선이 지금 이 순간도 작동 중이라면? 프리랜서로 일하며 늘 배터리 불안에 시달려온 저에게, 보이저 탐사선의 전력 공급 기술은 그냥 흥미로운 과학 뉴스가 아니었습니다. 공학적 세계관이 완전히 뒤집히는 경험이었습니다.RTG, 움직이는 부품 하나 없이 47년을 버티는 원리방사성동위원소전력시스템(RPS, Radioisotope Power Systems)은 흔히 '원자력 배터리'라고도 불립니다. 여기서 RPS란 방사성 동위원소의 자연 붕괴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에너지를 전기 또는 난방열로 변환하는 우주용 전력 장치를 말합니다. 태양광 패널처럼 외부 에너지.. 2026. 5. 18. 달 원자력 발전 (핵분열, 열 방출, 폐기 프로토콜) 갑작스러운 정전을 경험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저는 한여름 밤, 낙뢰 한 방에 동네 전체가 암전되는 걸 겪었습니다. 마감 직전 문서 작업이 날아갈 뻔한 그 순간의 공포가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런데 달 표면에서 전력이 끊긴다면 어떨까요. 작업이 날아가는 수준이 아니라, 산소 공급 장치가 멈추는 이야기입니다.달에서 태양광이 통하지 않는 이유지구에서는 날씨가 나빠도, 밤이 되어도 콘센트를 꽂으면 그만입니다. 하지만 달은 다릅니다. 달의 하루는 지구 기준으로 약 29.5일인데, 그중 절반은 완전한 밤입니다. 그 시간 동안 태양광 패널(Solar Panel)은 단 1와트도 생산하지 못합니다. 여기서 태양광 패널이란 태양에서 오는 빛에너지를 전기로 변환하는 장치를 말하는데, 빛이 없으면 원천적으로 작동이 불가능합니.. 2026. 5. 18.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