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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 공기질 관리 (에어로졸, Mochii, CO2 제거)

by infobox45645 2026. 5. 14.

ISS 공기질 관리 (에어로졸, Mochii, CO2 제거)
ISS 공기질 관리 (에어로졸, Mochii, CO2 제거)

 

 

우주선 안의 공기는 지구보다 '깨끗'할 것 같으시죠?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직접 촬영 작업으로 좁은 스튜디오에 종일 갇혀봤을 때,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환기 없이 몇 시간이 지나자 두통과 눈의 따가움이 찾아왔고, 눈에 보이는 연기 한 줄기 없는데도 공기청정기 수치는 계속 치솟았습니다. 그날 저는 '공기'가 얼마나 복잡한 혼합물인지 처음 실감했습니다.

에어로졸과 미량 오염물질, 보이지 않는 위협을 어떻게 잡는가

제가 촬영 스튜디오에서 겪었던 그 답답함의 정체는 에어로졸(Aerosol)이었습니다. 에어로졸이란 공기 중에 떠다니는 고체 또는 액체 미세 입자를 통칭하는 말로, 눈에 보이지 않지만 호흡기로 직접 들어오는 오염원입니다. 옷감에서 떨어진 보풀, 땀 증발 잔류물, 개인위생 제품의 분무 입자, 심지어 운동 기기를 사용할 때 발생하는 마찰 분진까지 포함됩니다.

지상에서는 그나마 중력이 입자를 바닥으로 가라앉혀 줍니다. 그런데 우주에서는 이것들이 그대로 공중에 떠서 비행사의 코앞을 맴돌게 됩니다. 제가 그날 스튜디오에서 느꼈던 불편함을 중력 없는 공간에서 6개월 이상 버텨야 한다면 어떨지 생각하니 등골이 서늘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는 두 가지 핵심 장비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먼저 APM(Airborne Particulate Monitor)은 공기 중 입자의 농도와 분포를 실시간으로 측정합니다. 여기서 APM이란 단순히 먼지의 양을 재는 것을 넘어, 입자의 크기와 발생 패턴을 분석함으로써 현재 여과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까지 검증하는 장치입니다.

두 번째는 ESA(유럽우주국)의 ANITA-2입니다. 이 장치는 분광법(Spectroscopy) 기반의 소형 가스 분석기로, 33종의 미량 오염물질을 자동으로 모니터링합니다. 분광법이란 물질이 특정 파장의 빛을 흡수하거나 방출하는 특성을 이용해 성분을 식별하는 기술로, 육안으로는 절대 감지할 수 없는 화학 성분까지 잡아냅니다. ESA는 이 기술이 밀폐 환경에서의 연속 공기 모니터링에 가장 적합한 방식임을 공식적으로 확인했습니다(출처: ESA 유럽우주국).

ISS 공기질 관리에서 핵심적으로 작동하는 기술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ANITA-2: 분광법으로 33종 미량 오염물질 자동 탐지, 미지 물질은 지상 귀환 후 분석
  • APM: 에어로졸 농도 실시간 측정, 여과 시스템 이상 여부 모니터링
  • Mochii: 소형 주사전자현미경으로 현장에서 입자 즉시 분석
  • 우주선 대기 모니터(Spacecraft Atmosphere Monitor): 휘발성 유기화합물(VOC) 연속 측정 후 지상 전송

제가 당시 공기청정기 수치가 치솟는 것을 보고 막연한 불안감을 느꼈다면, ISS 승무원들은 이 장비들의 데이터를 직접 읽으며 자신의 폐 속으로 무엇이 들어오는지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겁니다. 그 차이가 결코 작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Mochii와 CO2 제거 기술, 지구의 도움 없이 살아남기

제 경험상 밀폐 공간에서 두통이 시작될 때 가장 먼저 의심해야 할 것은 이산화탄소(CO2) 농도입니다. 실제로 CO2 농도가 높아지면 두통, 피로감, 시야 흐림, 피부 가려움증 같은 증상이 순서대로 나타납니다. 이는 지상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우주에서는 창문을 열어 환기할 방법 자체가 없습니다.

ISS에서 테스트 중인 4-Bed CO2 Scrubber(4단 이산화탄소 흡착기)는 현재 운용 중인 CO2 제거 시스템보다 전력 소모를 낮추면서도 동등한 성능을 냈습니다. 4-Bed CO2 Scrubber란 흡착제(Sorbent)를 4개의 교번 작동 베드에 나눠 담아, 한쪽이 CO2를 흡수하는 동안 다른 쪽이 재생되는 방식으로 연속 운전이 가능한 장치입니다. 전력 효율은 개선됐지만 질량(Mass), 즉 장치 자체의 무게가 아직 큰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우주 발사에서 1kg은 수백만 원의 연료비와 맞먹는 비용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 숙제가 얼마나 무거운지 짐작이 됩니다.

산소 생성 쪽에서도 비슷한 과제가 있습니다. OGS(Oxygen Generation System)는 전기분해(Electrolysis)로 물을 산소와 수소로 분리해 승무원에게 산소를 공급합니다. 전기분해란 2H₂O → 2H₂ + O₂ 반응처럼 전기 에너지를 이용해 물 분자를 구성 원소로 쪼개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소가 객실로 유입될 경우 폭발 위험이 발생하므로, 수소 누출 감지 센서(OGA H₂ Sensor)의 정밀도와 장기 안정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기존 센서는 습도 변화에 민감해 시간이 지날수록 측정 정밀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고, 이를 개선한 신형 센서가 현재 ISS에서 실증 중입니다(출처: NASA).

여기서 특히 제가 눈여겨본 기술이 Mochii입니다. Mochii는 소형 주사전자현미경(Scanning Electron Microscope)으로, 기존에는 지구로 샘플을 보내 분석 결과를 기다려야 했던 과정을 현장에서 즉시 처리합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화성 탐사 중 미지의 입자가 발생했을 때 '지구에 보내서 분석하겠습니다'라는 말이 통하지 않는 상황이 되면, Mochii 같은 현장 진단 능력은 단순한 편의 장비가 아니라 생존 장비가 되는 것입니다. ISS에서 Mochii가 화성 운석 샘플을 지상 분석 결과와 동일하게 분석해내는 데 성공했다는 사실은, 그 가능성을 실제로 증명한 결과입니다.

이 기술들이 우주에만 머물러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제 경험처럼 지하 대피소, 잠수함, 극심한 대기오염 지역의 실내 시설에서도 동일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폐쇄 환경 공기질 관리 기술이 지상 응용으로 확장되는 것은 당연한 흐름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주 공기질 연구의 본질은 결국 '지구라는 요람 밖에서도 인간이 스스로 숨 쉴 수 있는가'를 묻는 질문입니다. ISS가 그 답을 조금씩 쌓아가고 있는 동안, 이 기술들은 지구 위 밀폐 공간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조용히 스며들고 있습니다. 우주와 일상 사이의 거리가 기술이 축적될수록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것, 저는 그게 이 연구가 가진 진짜 가치라고 봅니다.


참고: https://www.nasa.gov/missions/station/iss-research/science-in-space-august-4-2023-spacecraft-air-quality/